트란스니스트리아
동유럽에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몰도바라는 나라의 동쪽에 드네스트르강이 흐른다. 이 강의 동쪽에 트란스니스트리아(Transnistria)라는 길쭉한 나라가 있다.
트란스니스트리아의 면적은 4,163㎢로, 전라북도 면적의 절반쯤 되고, 인구는 2018년 기준 47만명 정도이다. 수도는 티라스폴(Tiraspol)이다. 몰도바는 면적 3만3,846㎢(트란스니스트리아 포함)로 대한민국의 3분의1 정도이며 인구 335만명이다.
역사적으로, 드니스테르 강 동쪽의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몰도바 공화국과 베사라비아에 속하지 않았다.
이 나라가 몰도바로부터 독립한 것은 몰도바와 인종이 다르기 때문이다. 몰도바인은 이웃 루마니아와 같은 인종이고, 루마니어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트란스니스트리아에는 몰도바인(루마니아인)이 32%에 불과하고, 러시아인 30%, 우크라이나인 28.8%로 러시아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러시아어가 공용어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1861년 왈라키아 공국과 몰다비아 공국이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에서 벗어나 합병해 루마니아 왕국을 수립해 하나의 나라를 이루었다. 그때 루마니아 왕국과 러시아제국의 경계가 드네스트르강이었다. 하지만 2차 대전 이후 독일에 붙었던 루마니아를 약화시키기 위해 소련은 몰도바를 떼내어 공화국 지위를 주어 소비에트연방에 편입시켰다. 그때 드네스트르강 동쪽 땅(트란스니스트리아)을 몰도바에 붙여 주었다.
이후 둘은 하나의 나라로 이어가다 페레스트로이카로 소련 체제가 이완되고 민족주의가 강화되면서, 몰도바인들 사이에서는 '루마니아 민족주의'가 대두, 몰도바를 루마니아에 병합시키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몰도바와 루마니아는 사실상 언어를 사용하는 같은 민족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19세기 초반 오스만 제국의 속국이었던 몰다비아 공국의 동쪽 절반이 러시아 제국으로 할양되면서 서로 다른 나라가 된 것이다. 몰도바를 루마니아에 병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금도 있다.
이것에 반발해 위기감을 품은 것이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근처, 즉 드네스트르 강 동쪽에 사는 러시아·슬라브계 사람들. 특히 몰도바인들도 이 지역에 사는 사람은 러시아어만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서 동참하였다. 소련 말기인 1990년에 2회의 주민투표를 한 결과, 압도적 다수로 몰도바에서의 독립을 결정, 같은 해 9월 2일 "트란스니스트리아 몰도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몰도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으로부터 독립선언을 했다. 단,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은 아니다.
1991년부터 사실상 독립 상태이고 독립국가임을 자칭하지만 몰도바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특히 몰도바는 트란스니스트리아를 가가우지아와 함께 자국의 자치 국가로 규정한다. 그리고 국기에 낫과 망치가 있지만 공산국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