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자치주 잔지바르(Zanzibar)는 1698~1861년 사이 160여년 동안 아라비아 반도에 위치한 오만(Oman)의 영토였다. 무려 3,800km나 떨어진 이 섬이 아랍의 영토가 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아프리카 동부 해안에서 35km 떨어진 인도양의 섬이며 면적 1,651㎢로 서울특별시 면적(605.25 ㎢)의 약2.5배 크기이다. 인구는 약 130만 명 수준(2018년 기준)으로 수원시보다 조금 많고 광주광역시 보다는 조금 적다.
인구와 면적은 탄자니아 전체에 비해 미미하지만 역사적인 이유로 강한 자치권을 가지고 있다. 1964년 잔지바르는 펨바 섬 및 그밖의 보다 작은 몇 개의 섬들과 함께 본토의 탕가니카와 합하여 탄자니아 연합공화국을 형성했다.
중세시절에는 인도인과 페르시아인, 아랍인들이 오고가면서 이슬람교가 전파되었다. 그러다가 1503년에 포르투갈에 점령되어서 오랜기간 포르투갈에 의해 식민통치를 받았다.
1650년에 무스카트의 포르투갈인을 몰아내고 전지역에서 그들에 대항하는 주도적인 세력이었던 오만의 아랍인은 점차 잔지바르를 포함한 많은 개척지에 대해 최소한 명목상의 지배권을 확보하게 되었다. 연이은 왕조 전쟁과 아프리카 해안의 영토를 상실하고 획득하는 오랜 분쟁을 거친 후 오만의 통치자가 된 사이드 이븐 술탄은 수도를 무스카트 로부터 잔지바르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그 이유는 잔지바르 섬이 전략적으로 중요했을 뿐만 아니라, 18세기말과 19세기초에 남·북아메리카에서 농장 노예를 필요로 하게 되어 노예 무역량이 급격히 팽창한 결과 잔지바르가 아프리카 내륙으로 통하는 노예 및 상아 무역로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잔지바르 자체에 코코넛·정향·식량등의 중요한 자원이 있기도 했으므로 술탄은 1832년에 잔지바르를 수도로 삼았다.
1861년에 잔지바르는 오만으로부터 분리되어 독립된 술탄국이 되었으며, 사이드가 획득한 아프리카의 광대한 영토를 지배했다. 그러나 술탄 바르가시(1870~88 재위) 시대에 영국과 독일이 아프리카 본토에 있는 잔지바르 영토의 대부분을 점령·분할하고, 나머지 해안지역에 대한 경제적지배권을 확보했다.
1890년 영국은 잔지바르를 본토령으로 선포했으며, 술탄의 권위는 격하되고 노예 무역은 금지되었다. 1963년 술탄국은 독립을 되찾고 영국 연방의 일원이 되었으나 1964년 1월 좌파에 의한 반란으로 술탄국이 전복되고 1당 체제의 공화국이 수립되었다. 4월에 잔지바르와 탕가니카의 대통령들이 두 나라의 통합안에 서명함으로써 그해 얼마 뒤 탄자니아 라는 이름의 새 나라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