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맨해튼은 강으로 둘러싸인 섬이다. 면적은 22.83 제곱마일로 별로 큰 땅은 아니다. 그러나 맨해튼은 미국의 노른자위나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부가 뉴욕에 쏠려 있는 데다가 뉴욕의 부가 맨해튼에 몰려 있기에 그렇다. 맨해튼 전체의 땅값은 현재 $1.5 trillion(1조) 쯤 된다고 한다. 1조 5천억 달러는 어마어마한 액수이다.
1609년에 네덜란드의 동인도 회사가 파견한 영국인 탐험가 Henry Hudson이 뉴욕 일대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옆을 흐르는 강을 허드슨 강이라고 이름 붙였다. 지금도 뉴욕을 관통하는 강을 우리는 허드슨 강이라고 부른다.
그 후 동인도 회사는 물건을 싣고 와서 인디언들과 물물교환으로 모피를 수집해 가곤 했다. 무역 활동이 활발해지자 네덜란드 사람들의 촌락도 생겨났다. 그들은 이 촌락을 ‘뉴암스테르담’이라고 이름 지었다.
그러다가 동인도 회사의 지사장(총독) 미노이트는 1626년에 맨해튼을 아주 네덜란드의 땅으로 만들어 버릴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방법으로 그곳의 인디언들로부터 땅을 사들이는 것이었다.
토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개념이 전혀 없었던 인디언들은 백인들이 돈을 준다고 하니 그냥 좋기만 했다. 그들의 생각에는 땅이란 누구나 공동으로 사용하게 되어 있는데 굳이 돈을 주고 소유권을 갖겠다는 백인들의 생각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정착생활을 하지 않고 유목생활을 하는 그들에게는 계속 옮겨 다닐 것인데 땅을 소유한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본 것이다. 이때는 화폐를 이용하는 시스템이 없었던 시절이라 네덜란드 사람들은 인디언들에게 조개껍데기를 실에 꿰어서 만든 ‘왐품’이라는 것과 칼 등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끼어서 주었다고 한다.
인디언들 사이에서는 ‘왐품’이 장신구 역할 뿐만 아니라, 화폐 역할을 했다. 그들에게 금화나 은화는 아무 의미가 없는 쇠붙이일 뿐이었다. 지금도 워싱턴 DC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가보면 ‘왐품’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하튼 네덜란드 사람들이 건네준 물품을 모두 합쳐 계산하면 그때 화폐가치로 60길더였으며, 달러로 환산하면 $24이라는 것이다.
이 거래를 두고 사람들은 인디언들이 너무 싼 가격에 맨해튼 땅을 넘겼다고 이야기했다. 왜냐하면 그 뒤에 미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맨해튼 땅값은 청정부지로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리의 개념을 도입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626년의 24달러가 380여년이 지난 지금은 얼마로 불어나 있을까?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린치는 1989년 재미있는 분석자료를 내 놓았다. 당시 인디언들이 받은 24달러가 연 8%의 수익을 냈다고 가정하고 복리로 계산했을 때 1989년 당시 그 가치가 무려 30조 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맨해턴 섬이 1,730만평이니 평당 170만달러에 주고 산 셈인데 1989년 분석 당시 맨해턴 전체 땅값은 600억달러(평당 3,468달러)에 불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