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유목민하면 얼핏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흉노와 스키타이이다. 흉노가 중국사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한 직후였다. BCE 3세기 말의 일이다. 한나라가 건국되었을 때 흉노도 강력한 제국으로 발전하였다. 그런데 이 흉노보다 더 앞선 시기에 남러시아 초원지대로부터 알타이 산맥에 이르는 유라시아의 광대한 스텝 지역을 주름잡았던 유목민족이 있다. 바로 스키타이족이다.
스키타이족은 기원전 8세기부터 기원전 2세기까지 지금의 러시아 남부, 우크라이나와 중앙아시아의 스텝 지역에 거주했던 인도-유럽어족 계통의 유목민족이다.
스키타이라는 말은 그리스어에서 기원되었으며, 그리스어의 뜻은 '궁수'(Skuthēs)란 뜻이며, 페르시아에선 샤카족이라고 불렀는데 뜻은 동일하다.
본디 이들은 그저 유목 이란계 민족이었지만 기원전 11세기쯤 유입된 다른 이민족들과 섞이며 스키타이라는 정체성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알려진 바로는 최초의 기마 민족으로 채리엇(전차)이 아닌 직접 말을 타고 이동하며 싸웠다고 한다.
스키타이는 원래 아시아 초원지대에 살았다. 알타이 지역에서도 그 흔적이 나타난다. 아시아 초원지대에 살던 스키타이의 일부가 BCE 7세기에 유럽으로 이동해 카프카즈 산맥 북안과 흑해 북안의 초원 지대 즉 오늘날 남러시아에 도달하였다. 이들은 그곳에 머물지 않고 BCE 670년대에 곧 카프카즈 산맥 남쪽으로 진출하였다. 카프카즈 산맥 남쪽은 오늘날 이란과 터키 등이 있는 서아시아 땅이다.
그러나 그 이후로 세력이 점점 줄어들더니 기원전 4세기에는 서방에서 몰려온 이민족들에게 서방 영토 일부를 빼앗기고, 기원전 3세기에는 켈트 왕국의 압박으로 서방의 영토를 영구히 상실했다.
스키타이는 중앙아시아까지 세력을 넓혔는데 당시 동쪽에 있던 스키타이 또는 샤카들은 세력이 약해지기 시작할 때 동쪽에서 흉노와 오손, 월지가 공격하자 남쪽인 그리스의 박트리아와 파르티아로 옮겨가 두 국가를 공격했고 파르티아는 스키타이인들을 방어했으나 그리스 박트리아 왕국은 멸망하였다.
또한 스키타이들은 인도 북부에 있던 그리스 인도 왕국도 쳐들어가 인도-스키타이가 되었으나 세력이 약해져 페르시아화되었는지 멸망하였는지 확실치 않으나, 사라지게 되었다. 소그드인, 타지크인이 이들의 직계 후손이고, 카자흐인이나 우즈베크인들의 조상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서쪽에 있던 스키타이인들은 크림 반도와 그 근역에서 살아가다가 기원전 2세기에 세력이 약해지며 사르마티아인과 알란인에 의해 흡수되었다. 그 후손이 오세트인이다. 오늘날의 우크라이나인들은 슬라브인과 스키타이인 혼혈의 후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