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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크의 '나바라 왕조'

frog.ko 2021. 1. 26. 06:33

나바라 왕국(824년 ~ 1620년)은 17세기까지 나바라지역에 존재했던 왕국으로 대서양 연안의 피레네 산맥 지역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현재의 바스크 대부분을 다스렸다.

 

나바라 왕국이 등장한 것은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 반도를 정복하고 기독교 세력은 서북부의 산악 지역으로 위축되었을 무렵이다.

 

나바라 왕국은 원래 과거 바스크 지방에서 등장한 기독교 국가 중 하나로 수도는 팜플로나였고 지금의 스페인과 프랑스의 국경에 걸쳐 있었다.

 

원래는 프랑크 왕국의 통치 하에 있는 바스크 공작령이었지만 824년 초대 국왕인 에네코 아리차에 의해 독립을 쟁취해 팜플로나 왕국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처음에는 평민 반란군 출신에 의한 근본도 없는 국가로 취급당해 무시받았지만 점차 성장하면서 11세기 중엽 무렵 국가 이름을 다시 나바라 왕국으로 바꾸고 국가다운 모습을 갖추게 된다.

 

905년 아리차(이니게스) 왕조의 에네코의 손자 오르티가 죽자 후사가 없어 형제 안초 1세가 뒤를 이어 세메로(히메네스) 왕조를 창건했다.

 

조금씩 영토를 확장하던 나바라는 1004년 즉위한 산초 3세의 통치 아래 최전성기에 이르렀다.

 

원래 나바라와 아라곤 지방만 통치하고 이었지만 안초 3세(산초 3세)가 무슬림들을 격파하고 레온과 카스티야의 왕위를 차지하면서 이베리아 반도 북부 전체를 지배하는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이 때의 위세는 대단한 수준으로 안초 3세는 안초 가르체스 대왕이라고 불리며 스스로를 이베리아 반도의 황제라고 자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성기는 단 1대로 그쳤다.

 

1035년 안초 대왕 사후 그의 왕국이 나바라, 아라곤, 카스티야, 레온으로 분할 상속되어 갈갈이 쪼개졌기 때문이다.

 

국가의 분할 이후에도 나바라 왕국은 계속 존재했지만 1076년 안초 대왕의 손자인 안초 4세가 동생들에게 암살당하면서 몰락하고 말았다.

 

나바라의 왕위가 공석이 된 틈을 타 사촌이었던 아라곤과 레온-카스티야의 국왕들이 개입해 영토를 분할했다.

 

결국 이후로 나바라는 한 때 이베리아 반도의 최강국이었다는 명성도 무색하게 피레네 산맥 깊숙히 박혀있는 이베리아 반도의 여러 국가들과 프랑스의 반속국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이후 나바라 지방은 둘로 나뉘어, 남부 지방인 상 나바라는 1474년 아라곤 왕국의 추안 2세가 점령하여, 호아네스 2세로서 나바라의 왕위에 올랐다.

 

이후 아라곤 왕국이 혼인을 통해 카스티야 왕국과 합쳐져 스페인 왕국이 되면서 상 나바라의 왕위는 카스티야의 왕위 계승자가 동시에 계승하는 칭호가 되었다.

 

아직 남아 있던 북부 지방은 1572년 이후 프랑스 왕국과 동군연합 상태에 있다가, 1620년 프랑스에 합병되면서 멸망했으며, 1790년 프랑스의 피레네 아틀란티크지방의 일부가 되었다.

 

AD 1000년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