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오랜만에 방문한 포천 고모리 저수지에서 해소반이라는 식당을 발견했다.
소반은 우리 조상들이 음식을 담은 그릇을 올려 놓는 작은 상인데 해(海)자를 붙인 걸 보니 바다 음식 느낌이 난다.
낙지볶음, 해물 만두, 코다리 조림, 해물파전, 떠먹는 피자 등 다영한 메뉴가 있지만 털레기 수제비라는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수제비는 알겠는데 털레기라는 뜻을 몰라 뜻을 찾아보니 '털어 넣고 끓인다'라는 뜻이다.
맛이 궁금해 주문했더니 보기 드문 고급 생수와 참깨로 드레싱한 샐러드와 계란찜, 김치와 백김치 묵이 나온다. 직접 담그는 국산 김치가 수제비와 어울리니 개운하고 정갈한 맛이다. 밑반찬은 셀프 코너가 준비돼 있어서 리필이 가능했다.
털레기 수제비는 왕뚝배기라 그런지 기다리는 미덕이 필요했다. 눈에 띄는 재료는 싱싱한 배추 우거지로 맛을 더했다. 된장을 살짝 풀고 감자와 새우 그리고 버섯도 넣었다.
무엇보다도 수제비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어린 우거지가 일품이었다. 보리 새우와 감자, 버섯과 우거지의 상큼한 맛이 돋보인다. 이름과 달리 막 털어낸 수제비는 아니다.
해장으로도 모자람이 없지만, 직원의 친절함이 맛을 더해줬다.
양이 푸짐해서 다른 음식을 추가로 시키질 못했다.
낙지볶음은 아껴뒀다가 다음에 먹어야 겠다. 테이블에 소형 인덕션이 있어 식사 주문 시 직접 돌솥 밥을 제공한다고 한다.
계산을 마치면서 주인에게 물어보니 의정부 용현동 본점을 이전한 거라고 한다. 특히 인테리어에 신경을 써서 공간을 넓게 배치하고 깔끔해 가족 나들이나 의정부, 포천을 찿는 손님에게 접대하기 딱 좋다.
수제비의 맛도 맛이지만 고모리 저수지 둘레길을 한 바퀴 돌고 커피까지 더 하면 하루가 즐거울 듯하다.
경기 포천시 소흘읍 죽엽산로 429 (지번) 소흘읍 고모리 231-3
예약 031-843-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