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경제, 종교가 만났을때 1517년 루터가 95개조의 반박문을 비텐베르크(Wittenberg) 대학에 붙였을 때 그가 분개한 것은 카톨릭의 면죄부 판매였다. 당시 독일은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통치 아래에 있었으며 교황청은 성베드로 성당을 짓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소위 면죄부(indulgence)라는 것을 판매하였다. 그런데 그 당시 독일 경제계를 쥐고 있었던 가문은 푸거(Fugger) 가문이었다. 푸거 가문은 14세기말부터 16세기말까지 약 200년 동안 정경유착, 독점과 착취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상인 가문이었는데, 그의 재산은 르네상스 시대를 풍미했던 메디치 가문의 5배가 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푸거 가문이 활동했었던 신성로마제국은 쿠테타를 통해 왕이 된 프랑크왕국의 황제 피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