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에서 남쪽으로 500㎞ 떨어진 인도양 정중앙의 차고스 제도는 '움직이지 않는 항공모함'이라고 불린다.
60여개 섬을 합쳐도 서울의 11분의 1 정도 면적에 불과하지만, 제도에서 가장 큰 디에고가르시아섬에는 인도양 유일의 미군 기지가 있다.
디에고가르시아는 인도양 차고스 제도에 있는 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16세기 인도로 가던 포르투갈인들이 처음 이 섬을 발견했을 때는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었다.
처음에는 한센병 환자 수용소로 사용되다가 코코넛 산지로 알려지면서 개발되기 시작했고, 1814년 모리셔스섬과 함께 영국 영토로 편입되었다.
디에고가르시아는 인도에서 2000㎞,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에서 3500㎞, 걸프해에서 4500㎞, 오스트레일리아에서 5000㎞ 떨어져 있다. 인도양의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디에고가르시아의 전략적 가치는 매우 높다.
또한 산호섬 디에고가르시아는 자연이 만든 요새다. 산호초 안의 호수로 들어오는 길은 북쪽밖에 없고, 최대 깊이 31m, 최대 너비 10㎞에 이르는 호수는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을 숨겨두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북쪽 출입구에는 미군 기지가 있어 섬 전체가 완벽한 기지가 된다.
미 공군은 이곳을 기점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동남아까지 작전 반경에 포함시킬 수 있어 천혜의 군사 요충지를 확보한 셈이다. 1991년 걸프전, 2003년 이라크 전쟁 때도 미군 폭격기가 이곳에서 출격했다. 미 해군 5함대도 이 섬에 주둔하고 있다.
원래 차고스 제도는 영국 식민지로 있던 아프리카 서부 섬나라 모리셔스에 속한 영토였다. 영국은 1965년 모리셔스에서 차고스 제도를 떼어내 '영국령 인도양 지역(BIOT)'으로 분리한 다음 이듬해 미국에 임대했다. 미군은 이후 디에고가르시아섬에 기지를 건설하고, 영국에는 그 보답으로 잠수함에서 쏘는 핵미사일을 싼값에 제공했다.
두 강대국 간 거래 때문에 200여년간 이곳에서 살던 원주민 1500여 명은 터전을 잃고 2000㎞가량 떨어진 모리셔스 등으로 강제로 쫓겨났다. 모리셔스는 1968년 독립했지만 여태 차고스 제도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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