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백혼혈은 황인과 백인의 혼혈을 뜻하는 말이다. 유라시아인, 중앙아시아인 상당수가 황백혼혈의 범주에 속한다.
역사적으로는 유럽인이 아시아에 진출하기 전보다도 더 오래 전부터 백인과 황인 사이의 통혼이 잦았다. 청동기 시대 초기에는 오늘날의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백인이 주도한 안드로노보 문화권이 형성되었으며, 청동기 문화가 동쪽으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시베리아 남부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황백혼혈이 이루어졌다.
주로 중앙아시아 지역이 서양과 동양의 교역로였던 탓에 이 지역에선 인도유럽어족 혹은 셈어파 백인과 튀르크, 몽골인들과의 통혼이 흔했으며 튀르크족, 특히 위구르인, 우즈베크인, 튀르크멘인들의 경우에는 백인이나 황인 중 한 가지만으로 정의하기 힘든 외양을 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선주민들 중에는 스키타이. 소그드인을 포함해서 페르시아계 민족들이 많으며, 일례로 인도유럽어족 민족 중 가장 동쪽에 거주하던 토하라인은 인도유럽어족에 포함되지만 페르시아어와는 좀 거리가 있는 토하라어를 사용하는 민족 집단으로, 위구르 제국 멸망 이후 서천하는 튀르크인들과 동화되어 사라졌으나, 현재도 오늘날의 위구르인 유전자의 절반 이상은 유라시아 서부-남아시아계통이라고 한다. 토하라인은 고대부터 강족을 통해 중국인과도 직간접적으로 교류했으며 꿀을 뜻하는 '밀'(密) 등 심지어 중국어에도 인도-유럽계 언어의 흔적을 남겼다.
민족별로 혼혈의 정도는 달라서 키르기스인과 카자흐인의 경우에는 황인 형질이 훨씬 강한 편이다. 카자흐 지역의 경우에는 고대에는 강거의 경우처럼 백인 계통의 종족이 살았지만 서진하는 튀르크인의 영향으로 강거 역시 튀르크화 되어 페체네그인의 기원이 되었다. 페체네그인들은 이후 튀르크계 황인종 쿠만족에게 밀려 동유럽으로 밀려났으며 16세기 이후 쿠만인들의 후손이 카자흐인이 되었다.
키르기스스탄의 원주민들도 인도유럽어족 계통의 샤카족 백인이었지만 역시 예니세이 일대에서 이주한 튀르크인들과 통혼하며 황인 형질이 강해졌다. 오늘날 키르기스스탄과 카자흐스탄의 황백혼혈 주민들은 위구르인, 우즈베크인, 투르크멘인과 달리 러시아인으로 대표되는 슬라브계와의 혼혈이 대다수이며, 게르만계인 독일계 러시아인과의 혼혈도 소수 존재한다.
튀르크계 민족의 시조뻘 되는 흉노 연맹의 경우 기원전 8세기 무렵 인도유럽어족 스키타이인으로부터 기마술을 받아들이고 이들과 통혼했으며, 흉노 연맹의 뒤를 이은 돌궐은 황인으로 추정되지만, 위에서 말했듯 서천하면서 소그드인을 비롯한 백인과 많이 혼혈되었다.
고대 말 돌궐 제국은 튀르크인이 군사와 목축을 담당하고 소그드인이 무역과 도시 행정을 담당하며 서로 공존했는데, 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상호간의 통혼이 이루어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몽골 제국의 출현 이전 돌궐 제국 시대의 황인과 백인의 혼혈은 전시 강간, 노예 납치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 아닌 유목 제국 내 도시민과 유목민 간의 공존에 의한 상호 통혼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전시 강간과 노예 납치에 의한 혼혈은 근세 크림 칸국의 경우에나 일상적인 일이었다.
중앙아시아 및 동유럽에 있는 스키타이, 토하라인, 그리스인, 유대인 등이 튀르크화했기 때문에 튀르크계 민족들 중에는 황인도 황백혼혈도 아니라 그냥 언어만 튀르크화된 백인이라고 봐야 하는 민족들도 많다. 대표적인 민족으로 크림 반도의 우룸인, 카라임 유대인이 있다. 터키인은 아나톨리아 원주민, 아나톨리아의 그리스인, 페르시아인 계통의 민족과 튀르크 계통의 민족이 뒤섞였지만 황백혼혈에 해당하지 않는다.
가가우즈인 등은 원래부터 코카서스 인종의 외모에 가까웠던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우즈 튀르크족을 이끌고 셀주크 제국을 건설한 셀주크가 바로 하자르 칸국 난민 출신이다. 코카서스 인종인 페르시아계 민족이 튀르크화된 아제리인도 있다.
청동기 시대에는 주로 백인과 황인의 혼혈로 예니세이어족, 알타이 산맥의 투르크인, 월지(토하라인), 오손(천산 산맥에 살던 이란계 민족), 고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의 샤카족이 빌흥했으며, 고대 말부터는 주로 황인과 백인 간의 혼혈이 주로 이루어지며 오늘날의 타타르, 우즈베크, 터키인 등이 생겨났다 보고 있다.
핀란드인, 헝가리인, 에스토니아인 및 사미족 같은 우랄어족 또한 넓은 의미에서 황백혼혈이다.
네팔, 인도의 아삼 주, 파키스탄의 발티인의 경우는 황백혼혈이지만 튀르크계가 아닌 중국티베트어족과 백인종 간의 혼혈이다.
근대 제국주의 시대에는 아시아에 진출한 서구 열강에 의해 황백혼혈이 생겨나는 경우가 많았다.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에서는 프랑스계 황백혼혈이 생겨났고, 영국의 지배를 받던 미얀마와 말레이시아 그리고 홍콩에서는 영국계 황백혼혈이 생겨났으며, 네덜란드령 동인도에서는 네덜란드계 황백혼혈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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