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크림 반도는 고대에는 그리스인들의 식민도시와 스키타이계, 캅카스계 민족들이 서로 교역을 하며 살고 있었으나, 중세에는 하자르 칸국이나 페체네그, 폴로베츠 등 튀르크계 유목민들이 유입되었다.
이들은 몽골 제국이 모스크바 공국을 침략하기 오래 전부터 우크라이나 초원지대로 진출을 노리며 키예프 공국과 대립하던 사이였다. 그래서 킵차크 칸국이 건국되기 전에도 이 유목민족들은 타타르인이라고 뭉뚱그려져 불렸다.
13세기 중반 몽골 제국이 침략하여 킵차크 칸국이 건국된 후에는 이 일대로 이주한 몽골인 귀족층이나 몽골 제국의 원정대원으로 온 타 튀르크 부족들 역시 타타르에 동화되어 킵차크 칸국의 백성으로 살게 되었으나 킵차크 칸국이 쇠퇴하게 되자 크림 반도 일대를 다스리던 몽골인의 후손 하츠 게라이(Hacı Geray)가 리투아니아 대공국의 지원을 얻어 킵차크 칸국으로부터 독립하여 크림 칸국을 세우게 된다. 이후 크림 칸국의 타타르인들은 크림 타타르인이라고 불리우게 되었다.
오늘날 우크라이나 남부의 소수 민족인 크림 타타르족은 바로 크림 칸국의 후예이다. 이들은 몽골 침략 전부터 흘러들어온 튀르크계 유목민인 쿠만인의 후예이기도 하다. 정확히는 중앙아시아에서 흘러들어온 쿠만인과 몽골 제국 침략 시기 새로 유입된 몽골인이 오스만 제국에 영향을 받으며 현재 크림 타타르인이 되었다.
오스만 제국에게 일찍이 복속되어 의존한 결과, 크림 칸국은 다른 타타르 국가들인 카잔 칸국과 아스트라한 칸국이 1552년과 1556년, 각각 러시아에게 멸망당할 때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1571년, 크림 칸국은 러시아 제국의 수도 모스크바를 대대적으로 기습하여 크렘린 요새를 제외한 도시의 모든 건물을 불태우고 약 10만 명의 모스크바 시민들을 포로로 끌고가기도 했다.
당시 크림 칸국의 약탈은 러시아 뿐만이 아니라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 영토의 동부에서도 무척 심각했는데, 이들의 노예 사냥이 하도 기승을 부려서 지주들까지 전부 노예로 끌려다가시피 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한동안 드네프르 강 일대가 사람이 살지 않는 공백지가 되다시피 했다. 카자크들은 이 공백지를 접수한 후에 러시아와 폴란드-리투아니아에서 온 도망 농노들을 받아들인 후 세력을 키우게 되었다.
이들의 등쌀 때문에 러시아인들 및 폴란드-리투아니아인들은 방비를 위해 방책을 세우는 등 엄청난 고생을 해야 했다. 그러나 이럼에도 불구하고 3세기 동안 수백만 명이 노예로 잡혀 갔고, 한 번은 무방비 상태의 모스크바가 공격당해 10만 명이 잡혀가기도 했다.
러시아인이나 우크라이나인들 입장에서 보면 이가 갈릴 만도 하다. 그러나 사실상 오늘날의 크림 타타르인들은 납치된 러시아, 우크라이나인 여성들과 타타르족 남성들의 자손이므로, 우크라이나인들은 현대 크림 타타르인에게 악감정을 갖지는 않고 있다.
크림 칸국과 오스만 제국의 관계를 깨뜨린 건 러시아 제국이었다. 겨울에도 얼지 않는 항구 즉 부동항을 찾아 이리 저리 헤매던 러시아는 처음에는 발트 해에 관심을 보였지만 여러가지 한계가 있던 발트 해보다는 흑해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흑해 북쪽 해안지대를 차지하고 있던 크림 칸국을 정복하기로 방침을 정했던 것이다.
이러한 러시아의 도발로 인해 오스만 제국은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게 되는데, 이것이 러시아-튀르크 전쟁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1768년에서 1774년까지 계속된 7차 러시아-튀르크 전쟁에서 오스만 제국은 패배, 1774년 러시아와 퀴췩카이나르자 조약을 체결하여 카파를 할양하고 크림 칸국의 독립을 인정했다.
하지만 1783년, 러시아는 크림 칸국을 무력으로 정복한다. 이에 오스만 제국은 조약 위반이라며 러시아에 항의해보았지만, 러시아는 오스만 제국의 항의에 총칼로 답변해 이에 1787년부터 1792년까지 8차 러시아-튀르크 전쟁이 벌어지나 역시 오스만 제국이 패배했고, 1792년 러시아와 이아시 조약을 체결해 오스만 제국은 러시아의 크림 칸국 병합을 인정하고 추가로 예디산 지역을 러시아에 할양해야 했다.
이후 크림 반도의 타타르족들은 러시아 제국 정부와 중간관리자로 파견한 카잔의 볼가 타타르 관리들 사이에서 이중고를 겪으며 19세기에 들어 몇차례 대대적으로 고향에서 시베리아나 캅카스, 중앙아시아 등 러시아 제국의 변방이나 오스만 제국령인 도브루자 등으로 강제추방 당하는 등 비참한 삶을 살았다.
크림 타타르인들이 떠난 빈 자리는 크림 반도로 이주한 러시아인이 대신하여 결국 크림 반도는 러시아인 다수 지역이 되었으며 20세기 들어와서는 러시아 혁명 이후 등장한 이오시프 스탈린의 집권기에 위험 민족으로 낙인 찍혀 아예 민족 전체가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당하며, 이 와중에서 1/4 정도가 굶거나 얼어 죽는 큰 참극을 겪어야 했다.
크림 타타르족들은 민족 집단 형성이 되던 때인 18세기 중반까지 크림 반도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했고, 19세기가 끝날 무렵에는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민족이였다.
크림 반도가 독일군에게서 해방된 이후인 1944년 5월, 소비에트 연방 국방 위원회는 크림 반도에서 소비에트 군대에 복무하는 크림 타타르인들을 포함한 타타르인들을 제거하도록 명령을 내렸고, 이들은 기차와 유개 화차 등을 타고 주로 우즈베키스탄등에 중앙 아시아로 이주당했다.
1967년을 시작으로, 일부가 크림 반도로 돌아가는 것이 허락되었고 1989년에 소비에트 연방 의회는 고향땅에서 쫒겨난 크림 타타르족들의 강제 이주에 대해서 비인간성과 법적 타당성이 없음 등으로 규탄을 받았다. 오늘날, 크림 타타르족은 크림 반도 전체 인구 중 12% 정도를 차지하는걸로 여겨지고 있다. 대다수의 크림 타타르족은 터키와 우즈베키스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유로마이단과 돈바스 전쟁을 겪으며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합병하면서 다시 위태로운 상황이다. 러시아는 크림 타타르인들에 대해 오랜 원한이 있어서 크림 타타르인들은 친우크라이나적 성향을 띄고 있었는데, 이것을 기회로 러시아는 현재 공공연히 크림 타타르인들을 박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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