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카나리아제도

frog.ko 2021. 12. 20. 15:24

카나리아 제도는 북아프리카의 서쪽 대서양에 있는 스페인령의 군도를 말한다. 7개의 주요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제도의 수도는 산타크루스데테네리페와 라스팔마스 두 개이다. 스페인은 1479년에 맺어진 알카소바스 협정에 따라 카나리아 제도를 차지했다.

유럽에서 해외로 나가는 대서양 항로 상에 아조레스, 카나리아, 마데이라라는 세 개의 제도가 있다. 이 섬들은 고대 로마 시대에는 잘 알려져 있었지만, 중세에 들어오면 해상 연결이 끊어졌고, 다만 전설 속에 희미하게 등장할 뿐이었다. 유럽인 항해사들이 이 섬들을 재발견한 것은 대체로 14세기에 와서의 일이다.

 

곧 유럽인들이 몰려와서 15세기까지는 이 섬들의 정복이 완료되었다. 현지 주민들은 노예로 끌려가거나 절멸했고, 자연환경이 완전히 피폐해질 정도로 약탈당했다. 일례로 마데이라(Madeira)는 그 말 자체가 포르투갈어로 나무를 뜻한다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 삼림이 우거진 곳이었지만 계속되는 벌채로 인해 결국 나무 한 그루 없는 상태로 변모했다.

 

특히 주목할 곳이 카나리아 제도이다. 테네리페, 그란 카나리아를 비롯한 7개 섬으로 구성된 카나리아 제도는 다른 두 제도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면적이 넓고 해발도 더 높을 뿐 아니라 생물학적으로도 가장 복잡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곳에만 유럽인 도착 이전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이곳 주민을 관체족(the Guanches)이라고 부른다.

 

 

관체족은 기원전 500년경에 북아프리카에서 이곳으로 항해해 온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들이 도착 후에 항해 기술을 완전히 잊어먹어서 거의 완전한 고립 상태에서 살게 되었다는 점이다. 처음 관체족이 카나리아 제도에 왔을 때 그들은 개, 돼지, , 염소 같은 가축과 보리, , , 완두 같은 곡식을 가지고 왔으며, 이것들을 재료로 하여 그들의 생활이 구성되게 되었다. 이들의 문화는 말하자면 거의 신석기시대 수준에서 크게 진척되지 못하고 고착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큰 약점 중 하나는 금속 제련술을 모른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들이 처음 섬에 왔을 때는 금속을 다루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을지 모르나, 이 섬에는 어떠한 금속 광상도 없기 때문에 결국 그 기술을 잊어버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유럽인들에 맞서 싸울 때 금속 무기가 없다는 것은 분명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유럽인들은 1402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제도에 대한 식민화를 시도했다. 프랑스인, 포르투갈인, 에스파냐인들 원정대가 연이어 도착해서 섬 주민들을 공격했고, 때로는 이 과정에서 유럽인들 간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1424년 포르투갈인 원정대를 보면 2,500명의 군인과 129마리의 말을 끌고 와서 전투를 벌인 결과 많은 관체족 사람들을 노예로 끌고 갔다. 최종적으로 이 섬을 정복한 것은 1478년의 에스파냐 원정대였다. 이들은 말과 대포를 동원하여 주민들을 공격해서 저지대를 점령했고, 현지 주민들은 모두 고지대로 쫓겨났다. 이런 상태에서 5년 동안이나 전쟁이 계속되었다. 1483년에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사람들이 항복함으로써 카나리아 제도는 완전히 유럽인들의 지배 아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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