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방내 체첸공화국은 러시아 남부 카프카스 산맥에 자리한 면적 1만2천800㎢의 산유국이다. 전체 인구는 200만인데 체첸 공화국을 포함한 러시아 내에 140만 명이 살고 나머지 60만 명은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신봉하며 신앙심이 강하다. 체첸과 잉구시 두 민족은 모두 카프카즈에 속한 나흐족의 일파이다.
체첸인들은 오래전부터 카프카즈 산맥의 산악지방에서 씨족별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다. 이 씨족 공동체를 타이프(Taip)라고 부르는데 이 씨족 공동체의 결속력은 오랜 기간을 함께 해오면서 강화되었다. 체첸인의 모든 일상은 이 타이프에 의해 규정되고 체첸민족 전체의 중요한 의사결정도 이 타이프들간의 회의가 가장 강한 규정력을 갖고 있다.
공적인 국가의 결정보다 이 타이프의 결정이 우선하는 것이 체첸사회의 특징이다. 체첸내에는 약 120개 정도의 유력 타이프가 존재하고 있으며 체첸사회는 이 타이프들간의 조화와 갈등, 경쟁속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런 구조는 체첸의 민족적 동질성과 결속력을 주변의 어느 민족보다도 강하게 만들었고 그것이 바로 지금의 체첸분쟁이 격렬하게 진행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러한 단결력은 체첸인이 암흑가를 장악하게 만들었다. 모스크바에서 가장 강력한 범죄 마피아는 체첸 마피아다.
체첸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개념은 「쿠나 체스트보」(의리)다. 체첸인들은 「비겁」이란 말을 가장 싫어한다. 그리고 부모와 나이 많은 어른에 대한 공경은 과거 한국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철저하다.
또 손님에 대한 예의는 그 어느 민족에게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극진하다. 살인자라 하더라도 일단 손님으로 집에 들어오면, 그 누구도 잡아갈 수 없다. 살인자가 그 집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만약 집으로 들어와 살인자를 끌어내려하면, 집주인은 총을 들고 저항할 것이기 때문이다.
체첸 마피아가 모스크바를 장악하게 된 것은 이러한 씨족 단위의 철저한 단결력과 위계질서 그리고 특유의 「의리」 개념 덕분이다. 또 에 의해 강제 이주된 슬픈 역사와 체첸 인일 경우 명문대에 입학하거나 고위 공직자가 되는 것이 사실상 봉쇄돼 있는 사회구조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체첸인들의 에 대한 증오는 뼈에 사무쳐 있다. 체첸의 역사는 대 항전의 역사였기 때문이다.
체첸인과 러시아인의 충돌이 시작된 것은 표트르 대제 때 부터다. 초기 씨족 단위로 산발적 저항을 거듭하던 체첸인들은 1785년 우스르마를 지도자로 하여 본격적인 대 항전을 시작한다. 본격적인 항쟁은 「50년 전쟁」으로 불리는 1817년에서 1869년 사이의 카프카스 전쟁이었다.
당시 체첸인들은 이맘 샤밀을 지도자로 결사 항전하였으나, 끝내 무릎을 꿇었다.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인구의 절반을 잃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전쟁 당시 나흐족의 동부와 서부는 전혀 다른 대응을 하였는데, 동부는 격렬하게 저항한 반면, 서부는 몸을 사리며 전쟁에 개입하지 않았다.
그 후 러시아는 이 두 집단을 각각 다르게 인식하고 지역을 분리하기로 하였다. 이때부터 동부는 체첸, 서부는 잉구시로 불리게 되었다.
체첸은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다시 독립항쟁을 시작한다. 볼셰비키 민족 해방론에 고무된 체첸인들은 적군과 연합, 백군 사령관 데니킨 군에 맞서 게릴라전을 전개했다. 그 결과 체첸은 자치공화국으로 승격될 수 있었다. 그러나 체첸인들은 완전 독립을 원했으며, 그 결과 1944년의 비극을 맞이한다. 그해 보안군 20만 명이 체첸을 급습, 50만 체첸인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다. 그 과정에서 약 20만 명의 인구가 총 맞아 죽고, 얼어 죽고, 굶어 죽었다.
체첸인들이 고향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것은 1957년. 스탈린 사후 잠시 해빙된 분위기를 타고 체첸 땅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산발적 저항을 계속하던 체첸은 소련 붕괴의 혼란을 틈타, 1991년 11월 체첸공화국의 완전 독립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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