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반대하는 나라 '부탄'

frog.ko 2020. 11. 21. 20:39

정식 명칭은 부탄왕국(Kingdom of Bhutan)이며, 인도와 중국 사이의 히말라야산맥 지대에 위치한다. 면적은 38394, 인구는 741919(2015년 현재), 수도는 팀푸(Thimphu)이다.

 

종족은 부차족이 50%, 네팔족이 35% 등이며, 그 밖에 티베트족·몽골족 등이 있다. 언어는 쫑카어(Dzongkha)와 네팔어가 통용되며, 종교는 라마교 75%, 힌두교 25% 정도이다.

 

부탄은 히말라야 산중의 소국으로 1907년 우겐 왕축이 즉위한 이래 세습군주제가 실시되었고 1910년 영국의 보호령이 되었다가 1947년 인도의 독립과 함께 영국의 지배를 벗어났고 194988일 인도로부터 데완기리 지방을 할양받고 매년 국고 보조금을 받는 대가로 인도에 외교권을 위임했다.

 

196411월 궁정 쿠데타로 렌다프도르지 수상을 내쫓고 국왕이 친정하기 시작했으며 마하라자 왕축 국왕이 사망하자 1972년 황태자인 지미 싱게 왕축이 16세의 나이로 왕위를 계승하였다.

 

그 후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축이 2006년 즉위했으며, 2008년 입헌 군주제 수립을 위해 의회 선거가 2008324일에 있었다.

 

부탄은 예로부터 절대왕권을 추구해 왔지만 왕축 왕조에 대한 여론은 매우 긍정적일 뿐 아니라, 교육수준이 높다고 보기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식인 계급에 속하는 국민이 매우 많다.

 

그러나 부탄의 지그메 싱계 왕축 국왕과 그 뒤를 이은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축 국왕은 자신들은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행복 정치를 펼치지만 후대를 이을 왕이 폭군이거나 국민들을 못 살게 굴면 나라의 존립이 위태롭고 행복정책과 국민들의 행복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여, 자신들이 가지는 왕으로서의 모든 권력을 포기하고, 전제군주제였던 부탄을 입헌군주제로 바꾸기로 결심한다.

 

그들은 먼저 국민들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알렸고, 의회에도 이러한 안건을 통보했다. 그러나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왕이 직접 자신들의 권력을 포기하고 국민들이 나라를 다스리는 민주주의로 나아가겠다고 했는데도 오히려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반대하는 정말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신기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지식인조차 대부분은 민주주의를 도입하자는 의견을 개진하지 않을 정도이니 의회는 물론이고 국민조차 절대왕정에서 민주주의로 바꾸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는 지그메 싱계 왕축 국왕 자신부터 경제보다는 행복지수에 중점을 두고 이른바 행복 정책을 펼쳤기 때문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대왕정에 별 불만이 없었고 의회 역시 민주주의로의 파격적인 변화를 두려워했다.

 

그러나 국왕이 몸소 적극적으로 나서서 민주주의를 주창하였고, 결국 국민들은 마지못해 국왕을 좇아 민주주의를 받아들였다. 말하자면 역()민주화라 할 수 있겠다.

 

2008324일 선거를 열어 하원을 구성함으로써 민주주의 체제를 공고화하였지만, 국민들의 왕실에 대한 지지는 가히 광적이라 할 만큼 충성스럽기 때문에 왕의 삼촌이 이끄는 평화번영당이 엄청난 압승을 거두었다. 이는 5년 뒤(2013713일 선거) 야당이었던 인민민주당이 압승을 거둠으로써 정권 교체를 이루어 끝났다.

 

행복론으로 행복정책을 펼쳐서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준 뒤에 민주주의를 이룬 부탄 국왕의 전통은 그의 아들인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축'에까지 그대로 이어져, 말 그대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는 중이다.

28세로 제5대 부탄 국왕에 즉위, 세계 최연소 지도자가 된 지그메 케사르 남겔 왕추크(2008년)
부탄의  언어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