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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한인 혁명가 '헤로니모 임'

frog.ko 2020. 11. 28. 03:02

헤로니모 임(Jeronimo Lim Kim, 한국명 : 임은조, 1926 ~ 2006)은 쿠바 한인 2세대이자, 독립운동가인 임천택의 장남이다. 쿠바 산업부 차관과 쿠바한인회장을 역임했다.

97년 국민훈장 동백장에 추서된 아버지 임천택(85년 작고)씨가 1926년 마탄사스의 에네켄 농장에서 노역하던 와중에 태어났다.

 

쿠바의 한인들 가운데 최초로 종합대학에 입학한 헤로니모가 쿠바 혁명운동에 뛰어든 것은 18살 때부터였다. 쿠바의 마탄사스주 법학부에 다니던 헤로니모는 부패한 쿠바사회의 모순을 몸소 체험하며 혁명의 대열에 가담한다.

 

헤로니모는 그 일로 구속돼 감옥에 갇히고, 마탄사스에서 학교를 다니기 힘들자 아바나로 학교를 옮긴다. 여기서 피델 카스트로를 만난다. 1946년 아바나대 법대에 진학한 뒤 5년제 법대 졸업을 1년 앞둔 49년 헤로니모는 학업을 접고 카스트로와 함께 진보정당 ‘오르토독소(Ortodoxo)’에 입당함으로써 바티스타 독재정권에게 본격적으로 저항하는 직업혁명가가 됐다.

 

이후 10년동안 그는 출생지인 마탄사스 일대에서 같은 과 동기생인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도시게릴라 활동을 펼치는 등 사회주의 직업혁명가로 활동했다.

 

1959년 쿠바혁명 직후, 헤로니모는 지하투쟁의 경력이 고려되어 쿠바 경찰조직에 배치되었다. 그는 혁명정부의 경찰청장으로 부임한 혁명군사령관 아메 헤이가스의 보좌관으로 발탁되었다. 그러나 헤로니모는 경찰생활을 오래 지속하지 못했다. 당시 혁명정부의 주도세력은 대부분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그들 중 피델과 헤로니모처럼 대학을 졸업한 간부는 극소수였다. 대학을 졸업한 지식인이었던 헤로니모는 인텔리가 필요한 경제부처로 발령받았다.  1963년 산업부 인사담당관으로 옮겨 쿠바의 혁명영웅인 체 게바라가 산업부장관을 지낼 당시 차관으로 4년 동안 함께 일했다.

 

체가 또다른 혁명을 위해 쿠바를 떠난 후, 헤로니모는 30년 가까운 공직생활을 마치고 1988년 퇴직했고, 이후 아바나 인민위원장(차관급)으로 선출돼 쿠바의 한인으로서는 최고위직에 쿠바의 대표적인 국가원로였다.

 

이민 2세이자 쿠바의 혁명가 헤로니모 임은 2008년 아바나에서 사망했다. 그의 한국이름은 임은조였다. 헤로니모의 아들 넬손 임은 아바나종합대학을 졸업하고, 오리엔테주 종합대학 경제학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2006년에 귀국해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다시 쿠바로 돌아갔다. 헤로니모 임의 아들과 딸은 모두 쿠바 공산당원이다. 헤로니모 임의 부인 크리스티나 장은 아직 생존해 있다. 그녀는 자손들과 함께 아바나 근교에서 살고 있다. 2016년 현재, 쿠바에 사는 한인은 1,11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