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불교 신도가 93%인 압도적인 불교 국가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와 인접한 남부 3개 주 빠따니(Pattani), 얄라(Yala), 나라티왓(Narathiwat)에선 정반대다. 3개 주 인구 180만명 중 무슬림은 87%. 불교도는 12%에 불과하다.
3개 주는 태국의 '평균'과는 너무 다르다. 우선 민족으로는 말레이계가 다수이고, 말레이 방언인 야위어(語)를 쓴다.
말레이반도 중간 지점인 빠따니 지역에는 9세기쯤 이슬람이 전파됐다. 당시 빠따니에 위치했던 작은 왕국의 지도자가 무슬림 의사의 도움으로 고질병이 나은 뒤 이슬람은 이 지역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퍼졌다. 하지만 18세기 후반 태국 왕국이 두 차례 빠따니 주변을 정벌하면서 이슬람 세력은 북쪽으로 뻗지 못하고 남쪽으로 전파됐다.
이슬람화한 태국 3개 주는 문화와 관습, 행동양식도 태국의 불교도들과 확연히 달라졌다. 여성들은 히자브와 차도르를, 남성들은 싸롱이라 불리는 천을 두르거나 머리에 '까삐여(작은 흰 모자)'를 쓴다.
이 지역의 종교적 갈등은 1902년 태국 왕국이 이 3개 주를 합병하면서 본격화됐다. 종교·인종·언어·문화가 완전히 다른 이민족에 '국가 우선'을 강요하면서 이슬람을 가장 먼저 앞세우는 무슬림과의 정면 충돌이 빚어졌다.
태국 남부 무슬림들은 자신을 '말레이 사람들'이라는 뜻의 야위어 '어캐 나유'라고 부를 정도로 인접한 말레이시아인들과 친밀하게 지낸다. 상당수 사람은 태국 여권과 말레이시아 여권을 모두 갖고 있다. 이들은 태국의 불교도들보다는 중동 및 동남아의 무슬림들을 같은 형제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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