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루신인(Rusyn)

frog.ko 2021. 12. 21. 01:32

루신인은 카르파티아 산맥 일대를 중심으로 동슬라브어파 루신어를 사용하던 사람들을 칭한다. 루신이란 이름은 중세 시대 러시아의 라틴어 명칭인 루테니아(Ruthenia)에서 기원했다. 오늘날 루신인 인구는 60만여 명 정도로 추산되지만 이 중 루신어 구사가 가능한 인구는 소수에 불과하다.

카르파티아 산맥은 중세 초에는 크로아티아인의 조상이 되는 남슬라브계 부족들이 거주하던 지역이었으나, 이들이 오늘날 크로아티아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그 빈자리에 흑해 근방에 살던 동슬라브계 부족인 울리치족이 페체네그의 침입을 피해 이주하였다.

 

루신인들의 조상인 카르파티아 루테니아인들은 과거 정교회를 믿었으나 중세 루테니아 왕국이 멸망하고 이후 카르파티아 산맥 일대 지역이 가톨릭을 믿는 폴란드와 헝가리 왕국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지배층은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카르파티아 루테니아(자카르파탸)의 농노와 정교회 성직자들이 루신인들의 직계 기원이 되었다. 근세에 이들은 교황의 권위는 인정하되 정교회의 전례를 유지하는 루테니아 그리스 가톨릭 교회로 개종했으나 여전히 폴란드인, 헝가리인 지주[1]들에게 과도한 지대를 납부해야 했다.

 

폴란드 분할 이후 이들의 거주 지역이 거의 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귀속되자 가난과 차별에 시달리던 루신인들은 .제국 내 여러 도시로 이민하여 루신어를 버리고 도시 현지 주민들과 동화되었다. 일례로 루신인의 한 갈래인 보이코인(Boykos)의 경우 과거에는 폴란드, 헝가리, 우크라이나, 슬로바키아에 40만여 명이 분포해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대부분 정체성을 잃고 이웃 민족에 동화되어 겨우 수백여 명만 남았다.

 

지금 카르파토 루신인들이 대부분 남아있는 지역은 우크라이나의 자카르파탸주다. 이 자카르파탸 주는 다른 우크라이나 주와 비교했을 때 굉장히 특이한 역사를 갖고 있는데, 1945년 전후 소련에 병합되기 이전까지 단 한번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영토의 일부였던 적이 없었다. 카르파토 루신인들은 오랫동안 헝가리 왕국의 일원이었으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해체된 후에는 체코슬로바키아 영토에 편입되었다.

카르파티아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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