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분쟁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원주민 ‘마푸체족’

frog.ko 2020. 10. 23. 13:20

마푸체(Mapuche)는 현재의 남아메리카 칠레 중남부와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 지방에 걸쳐 살고 있는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으로 아라우코족이라고도 한다. 

 

스페인인들이 남아메리카에 당도하기 전부터 감자와 옥수수를 중심으로 한 농업-어업을 주로 하고, 칠리웨케라는 낙타 과의 동물을 가축으로 목축도 좀 겸하면서 100만 명이 넘는 수가 살았다.

 

은근히 전투종족스러운 기질을 가지고 있어서, 당시 북쪽으로 콜롬비아 남부, 남쪽으로 칠레 중부 일대까지 왕국들과 각 부족들을 복속시키며 팽창 중이던 잉카 제국의 영토 확장을 멈춘 민족이기도 했다.

 

15세기 말에 잉카 제국과 마푸체족은 접촉을 시작하여 충돌했고, 마울레 강 근방에서 대규모 전투가 벌어져, 여기서 실질적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잉카인들의 세력 확장을 저지한 것은 물론, 처음으로 맞닥뜨린 강대한 적에 놀란 마푸체인들이 느슨한 부족 단위의 세력 구조에서 벗어나 단일화된 민족으로서 뭉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후 스페인 인의 침공과 그로 인한 전염병으로 마푸체 사회의 인구가 수십 만명 넘게 죽으면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방식의 '문명 수준'은 상당히 후퇴했고, 스페인인들의 침공이 잦은 지역에서는 주 산업조차 농어업에서 목축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후 마푸체 민족은 남아메리카의 다른 여러 원주민과 달리 스페인 제국과 제국에서 독립한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잘 막아내며 19세기 후반까지 독립을 유지했다.

 

19세기 중반 쯤에 니돌 롱코(대 지도자) 마닌과 다른 롱코들이 프랑스 사람을 왕으로 받들어 근대국가 설립을 시도한 적도 있다.

 

건국 초기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힘이 약해서 마푸체인들과의 전쟁을 하지 않고 그들의 영토를 보장해주며 충돌을 피했다. 하지만 국력이 마푸체를 넘어서고 자국내의 백인계 인구가 폭증하면서 노선을 바꾸어 마푸체인들의 땅을 빼앗아 자국 영토를 확장하기로 작정하여 조직적인 공격을 하였다. 칠레에서는 19세기 중반부터 30년에 걸쳐서, 아르헨티나에서는 1880년쯤부터 마푸체 민족의 영토를 본격적으로 정복하기 시작했다.

 

마푸체의 저항이 워낙 심했기에 칠레군과 아르헨티나군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고 완벽하게 굴복시키는 데는 수십 년이나 걸렸다. 이 와중에 독이 오른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많은 마푸체인들을 학살했고, 생존자들은 레둑시온(Reducción)이라는 좁은 지역으로 강제이주당한다. 결국 마푸체 민족은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차지하던 영토의 95%를 빼앗기고 5% 남짓하는 땅에 떠밀려 들어갔으며 그 뒤로도 계속해서 인종주의를 따르는 정부와 유럽계 이주민들에게 땅을 빼앗겼고 2등 시민, 열등한 인종 취급을 받았다.

 

조직적인 학살과 전염병으로 수많은 마푸체들이 사망하여 마푸체는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소수민족으로 전락했다. 현재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마푸체는 칠레에 150만 명, 아르헨티나에 20만 명이 거주해 170만 명밖에 안되는 소수민족에 불과하다.

 

현재에도 칠레 정부와 마푸체 민족의 갈등은 심각하다. '민주화' 이후, 칠레에 세워진 민간정부는 마푸체 민족의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러한 '화해' 분위기는 오래 가지 않아서 피노체트의 군정 때 빼앗긴 토지를 돌려받는 일도 소유주들의 반발로 얼마 가지 않아 어렵게 되었다. 특히 댐 건설이나 도로 건설에 마푸체 거주지가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옮겨 가길 거부하는 마푸체를 경찰력으로 밀어버리는 일이 일어나 아직도 문제가 되고 있다.

 

아울러 칠레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목재 산업을 위해 수입해서 심은 소나무와 유칼립투스 농장에서 뿌리는 농약으로 마푸체 민족의 땅이 오염되고, 고유종이 아닌 이 두 나무가 빨아들이는 수분 때문에 땅이 말라붙어 마푸체 전통의약에 쓰이는 약초가 줄어들고 있어 이것 때문에 마푸체인들이 반발하여 분쟁이 심각하다.

 

아르헨티나도 마푸체를 무자비하게 대하는 건 마찬가지이다. 특히 마푸체에게 높은 세금을 매겨 반발한 마푸체들이 시위와 납세 거부를 하자 정부에 의해 탄압당한다. 2017년 8월에는 마푸체 원주민 운동과 밀접한 관계를 가졌던 시민운동가인 산티아고 말도날도가 아르헨티나 경찰에 끌려간 뒤에 실종당하다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 벌어졌는데 정부에서 의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마푸체족의 기

 

▣ 남미분리독립운동지역

 아프리카 분리독립운동 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