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무르 제국은 튀르크-몽골계통의 티무르가 건국하여 1370년에서 1507년까지 존재했던 서아시아 · 중앙아시아의 이슬람 제국이다. 티무르 당대에 수도는 지금의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사마르칸트였다.
14세기 후반 서(西)차가타이 한국(汗國) 출신의 티무르는 스스로를 칭기즈 칸의 후손이라 칭하고 몽골 제국의 재건을 기도했다. 그는 사마르칸트에 도읍하고 1380년 카르토 왕조를 멸망시킨 뒤, 1393년에는 자라일 왕조의 군주 아마드를 바그다드에서 몰아냈으며 동서 차가타이 한국·일 한국을 병합하였고, 킵차크 한국과 북인도에 침입했다.
이어 소아시아 방면에서 일어난 오스만 투르크를 앙카라에서 격파해 구(舊)몽골 제국의 서반부를 영유하는 제국을 건설했다. 티무르는 명(明)의 정벌을 기도했으나 원정 도중 오트라르에서 병사했다.
티무르 사후에 왕위상속을 놓고 싸움이 벌어졌으나 티무르의 넷째 아들 샤 루흐가 지배권을 장악했다. 그러나 그의 영역은 서투르키스탄에 국한되었고, 중부 이란의 이스파한과 쉬라즈 등지는 티무르의 둘째아들 우마르 셰이흐의 자식들이 지배했다. 그런가 하면 제국의 가장 서북부에 해당되는 서부 이란과 아제르바이잔에는 투르크멘 계통의 유목부족들, 즉 잘라이르 왕조와 백양부(악크 코윤루), 흑양부(카라 코윤루) 등이 독립해 있었다.
이후 샤 루흐가 티무르 제국을 다시 통합했다. 샤 루흐는 자신의 근거지 헤라트를 중심으로 제국의 재건을 꾀했고, 중부 이란의 티무르 일족들도 그의 종주권을 인정했다.
그러나 샤 루흐는 군사적인 재능이 뛰어나 제국의 분열을 막아낼 수 있었지만, 1447년에 손자 무함마드가 페르시아 서부에서 일으킨 반란을 진압하는 도중 사망했다.
그리고 샤 루흐의 장자인 울룩 벡이 왕위를 물려받게 되었다. 울룩 벡은 아버지 샤 루흐의 치세 때 사마르칸트를 분봉받아 40년간 트란스옥시아나 지역을 다스렸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문화적인 경향은 그대로 물려받고 나라도 잘 다스리긴 했으나 유감스럽게도 군사적인 재능은 전혀 물려받지 못했고, 즉위 2년만인 1449년에 부친의 정치가 이슬람교를 따르지 않고 지나치게 세속적이라는 것을 명분으로 궁정 쿠데타가 일어나 아들에게 처형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아버지를 참수시킨 아들 압달 라티프는 제위한지 고작 6달 만에 똑같이 반란을 당해 겨우 나이 서른에 아버지처럼 참수되고 만다. 그 후 여러 지방세력가들이 티무르 제국의 패권을 놓고 다투기 시작하면서, 제국은 사분오열되었다. 제국의 서부는 이 혼란기를 틈탄 흑양 왕조와 흑양 왕조를 멸망시킨 백양 왕조에게 차례차례 뜯겨나갔다.
1451년에 즉위한 아부 사이드는 1457년 호라산을 평정하고 헤라트에 입성하여 중앙아시아와 동부 이란을 석권했다. 그는 황금씨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불문율을 깨고 스스로 칸을 칭했다. 그러나 그는 백양부의 우준 하산을 정벌하러 갔다가 1469년 오히려 포로가 되어 죽임을 당하고 만다. 아부 사이드 사후 그의 영역은 여러 아들에게 분할되었다. 이 가운데 안디잔과 페르가나를 차지한 우마르 셰이흐가 1494년 사망하자 12살밖에 안 된 그의 아들 바부르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북방의 신흥세력 우즈벡의 샤이바니 칸이 1500년 사마르칸트와 부하라를 점령했다. 1503년 여름 바부르는 모굴 칸국의 마흐무드와 아흐마드 두 칸과 연합하여 샤이바니와 전투를 벌였지만, 참패를 당하고 두 칸은 포로가 되었다.
1504년 바부르는 남쪽으로 도주하여 아프간의 쿤두즈와 카불을 점령하고 자신의 새로운 근거지로 삼았다. 샤이바니는 1504년 호레즘까지 장악하여 서투르키스탄을 완전히 정복했고 이어 티무르 왕조의 마지막 보루였던 헤라트와 발흐까지 점령해 멸망시켰다(1507년).
이후 바부르와 그 후손들은 옛 영토에 다시 복귀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고, 가끔은 사마르칸트도 점령하는 등 중앙아시아로 돌아오나 했지만...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 우즈벡의 샤이바니 칸이 이란의 신흥 세력인 시아파 사파비 왕조의 군주 샤 이스마일과 벌인 메르브 전투에서 패사하자, 바부르는 샤 이스마일의 도움으로 사마르칸트 지배를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사마르칸트 등 트란스옥시아나 지역은 이슬람 수니파를 믿었는데, 바부르가 시아파 군인들을 데려와 큰 반발을 초래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고향을 떠난 바부르는 1525년 라호르를 점령하고 이듬해 파니파트 전투에서 승리함으로써 서북 인도를 정복하고 무굴 제국의 토대를 놓았다.
15세기 후반에는 사마르칸트와 헤라트의 두 정권이 남았다. 결국 16세기 초에 우즈베크의 샤이반 왕조에 의해 정복당해 모두 살해당하게 되며 멸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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