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홀로도모르

frog.ko 2022. 3. 13. 10:23

1932~1933년에 스탈린 치하의 소련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에서 발생한 대기근이다. 홀로도모르(Holodomor)라는 명칭으로도 널리 불리며, 의미는 기아를 통한 대량살인이다. Holodo는 기아란 뜻이고 mor는 대규모 죽음이란 의미다.

1930년 우크라이나 영토(노란실선)/검은 실선 현재

기록이 부실하여 희생자 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고 최소 100만에서 많게는 1,500만까지 추정한다. 300만명이 사망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대기근은 사회 기반시설의 붕괴 또는 전쟁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행정상의 결정으로 비롯됐다.

 

스탈린의 농장 집단화 정책은 소련의 농촌 지역에서 커다란 반발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는 특히 농장 개인 경영의 전통이 깊은 우크라이나와 돈 강 유역에서 심했다. 이는 농산물 수출로 급속한 산업화에 필요한 자본을 공급하려던 스탈린의 계획에 위협이 되었다. 농산물의 생산이 기대에 못미치자 정부는 그 책임을 부농(富農)인 쿨라크(Кулак)들에게 전가시키고, 이들이 생산한 곡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부농들의 농장을 습격, 식용 또는 종자용을 포함해서 보관된 모든 곡물들을 모조리 가져갔다. 농민들은 집단농장에 농사일에 필요한 소들을 내놓느니 차라리 도살했다. 일할 소들의 부족으로 농사 지을 수 있는 면적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 결과는 참담하여 몇 달이 지나서 비옥한 토지로 유명한 우크라이나의 농촌은 대기근을 맞이하게 되었다. 홀로도모르의 피해는 도시 지역은 거의 대부분 피해가고 주로 농촌 지역의 인구에 나타났다. 소련 정부는 처음에는 기근에 대한 보고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외국 기자들이 기근 지역에 출입하는 것을 막았다. 정치국과 지역 당위원회에서는 "성실한 농부"들이 해를 입지 않도록 즉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으며 구역별 당위원회들은 모든 어린이들에게 우유를 지급하도록 지시받고 굶주리는 이들에게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물자를 동원하는 데 실패하거나 기아로 인한 환자들에게 입원을 거부하면 기소하게 될 것이라고 지시받았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은 역부족이었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농민들이 굶어죽는 동안에도 소련의 농산물 수출은 증가했다. 절대다수의 증언에 따르면 기차를 통해 기아를 탈출하려던 수많은 어린이들이 당국에 의해 체포되어 고아원에 보내지거나 농촌으로 되돌려져 곧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대기근에 대한 정보가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돈 강 유역, 우크라이나, 북카프카스, 쿠반 등지에서 출입이 금지됐다. 그러는 한편 스탈린은 농장 집단화를 반대했거나 1920년대의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정책을 지지했던 우크라이나 관리들을 숙청하여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앙정부의 통제 수위를 높였다.

 

한편 외화벌이용 곡물 수탈은 계속되어 농민들의 반발이 잇따랐으나 당국은 마을을 통째로 강제이주시키는 등 반발에 강력히 대처했다.

 

그리고 이는 1941년 독소전쟁 초기 우크라이나인들이 나치 독일군을 해방자로 맞아들이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결국 흐루쇼프가 집권하기 전인 1950년대 초반까지 우크라이나에서는 소련에 대한 반감이 강하게 존재했다. 그나마 흐루쇼프가 집권한 후 크림 반도를 떼어서 우크라이나에 주는 등 거의 노골적으로 고향을 우대한 덕분에 반감을 많이 감소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당시로서는 행정구역 변경정도의 수준이었기에 괜찮은 방법이었지만[16] 흐루쇼프가 우크라이나에 차라리 물자나 투자를 퍼주었다면 모르지만, 땅과 인구도 함께 퍼주어버리는 바람에 우크라이나 독립 이후부터 문제가 생겼고 유로마이단을 통해 2014년부터 격렬하게 불타오른 우크라이나 민족 갈등의 불씨를 심었다. 한편, 흐루쇼프의 뒤를 이은 브레즈네프도 우크라이나 출신이어서 사태는 그제서야 진정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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