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담족은 예멘에서 인도의 불가촉천민과 일본의 부라쿠민, 재일 한국인 중 조선적, 전근대 당시 한국의 백정, 근현대 러시아의 크림 타타르족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사회적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지칭하는 용어 중 아크담은 아랍어 구어체로 “하등인간”을 의미하며, 무하마신은 “잉여인간”을 의미한다. 이들을 공식적으로 지칭하는 이름 자체가 멸칭에서 비롯되거나 멸칭화되었다. 예멘 내 아크담 상당수는 예멘인들이 꺼리는 더럽고 위험한 일에 종사하며 여러모로 상황이 열악한 예멘 내에서도 일반 예멘 아랍인들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살고 있다.
이들의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는데, 이 점에서는 프랑스의 카고도 마찬가지다. 다만 카고와 다르게 이들이 오늘날에도 차별을 받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직도 가문과 씨족 위주로 돌아가는 예멘의 사회 구조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아프리카계 아랍인 중에서도 유달리 혹독한 차별을 받는다. 예멘 내 많은 소말리인들이 거주하지만 이들은 아크담 같은 차별을 받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아크담족이 사용하는 언어 역시 예멘 아랍어이다. 종교도 똑같은 이슬람이고 이들만 따로 소수 종파를 믿는 것도 아니다.
아크담족이 고대 예멘을 침공한 에티오피아군의 후손이라는 구전이 있으나, 역사 학자들은 해당 구전 전승에 회의적이다. 일단 아크담족은 예멘인 평균보다 키가 작지만 아프리카의 뿔과 남수단, 케냐 일대의 주민 평균 키는 예멘인보다 더 크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가설은 이들이 흑인 성노예의 버려진 사생아 후손이라는 설로, 아크담족이 상당한 수준의 혼혈이 되어 있으며 예멘 아랍인과 언어와 종교 상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 수 있다.
사람들이 이들의 존재를 쉬쉬하고 아크담족도 자신들의 처지를 숨기는 편이기 때문에 이들의 인구 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아직 잘 잡히지 않고 있다. 50만여 명에서 350만여 명 사이로 추정한다 뿐이다. 예멘인들 사이에서는 아크담족이 비도덕적이고 불결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아크담족은 자신들만의 구역에 따로 거주하며 아크담족과 타 부족간의 통혼은 금기시된다.
아랍권 내에서는 이들에 대한 처우와 인식을 개선하고자 이들을 더 이상 욕설에 가까운 멸칭인 아크담이라 부르는 대신 무왈라딘이라 칭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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